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 ‘Pro bono publico’의 줄임말이다. 원래의 의미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익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법조계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무보수로 변론이나 자문을 해 주는 봉사활동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요즘은 그 의미가 확대되어 ‘재능기부’라는 말과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인권센터에서 뛰어난 언어실력으로 포로보노 활동을 하고 계시는 동시통역사 김원희 씨(위 사진)와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2011년 6월 23일 작성글)

Q1. 안녕하세요? 이번 아시아인권센터(현 휴먼아시아) 임시 총회 때 감사패를 받으셨는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사실 저로서는 상당히 부끄러운 자리였습니다. 제가 해드린 건 아무것도 없는데 좋은 일에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에너지를 쏟고 계신 많은 분들 앞에서 감사패를 받으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가자는 격려로 알고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부족하지만 열심히 돕겠습니다.

Q2. 동시통역사로서 가지고 계신 언어 능력을 기부하시고 계시는데, 이런 생각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다면 말씀해주세요.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위해 통역봉사를 하고 계시는 선배님의 소개로 이 일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통역대학원을 갓 졸업한 상태였는데 대학원에서 저를 가르치셨던 강사 분 중 한 분께서 아시아인권센터 포럼과 청소년 워크샵을 소개해 주셨어요. 그 후론 저를 비롯한 많은 선배, 동기, 후배 여러분께서 함께 도와주시고 계십니다.

Q3. 동시통역사로서 ‘프로보노’ 활동에서 얻으시는 보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의사라면 사정상 병원을 쉽게 찾지 못하는 분들에게 다가가 건강을 챙겨드릴 수 있을 것이고, 변호사라면 형편이 어렵지만 법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하는 일은 이렇게 위대하지도 못하고 참으로 보잘 것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제가 가진 기술로 좋은 뜻에 함께하고, 그로 말미암아 조금이라도 남을 도울 수 있다면 미천하지만 제가 가진 능력을 나누는 게 저로서도 행복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Q4. 혹시 동시통역사로서의 기부활동 중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으신가요? 김원희 님과 같이 재능을 기부하고픈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쎄요. 동시통역사로서 기부활동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자료 확보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사실 기부활동에 있어서 어려움이라기보다는 통역사로서 자주 접하는 어려움입니다만, 통역할 행사의 발표 자료가 미리 확보되면 통역사들이 준비하기 훨씬 수월하거든요. 굉장히 잘 챙겨주시지만 간혹 포럼이나 워크숍 발표 또는 강연 때 쓰실 최종자료가 미리 확보되지 않아 준비가 조금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Q5. 기부를 ‘대가 없는 나눔’이라고 본다면, 우리가 실생활에서 기부 받고 있는 것도 여러 가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원희 님께서는 어떠한 기부를 받고 계신가요?

생각해보면 굉장히 많을 텐데 받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는지 막상 예를 들려니 어렵네요. 몇 년 전에 어머니께서 빙판길에 미끄러지셔서 팔을 크게 다치시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셔서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시지만, 완전히 원상 복귀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시는 이웃이나 주변 친지 분들께서 김장 하실 때마다 늘 저희에게 나눠주세요. 한창 팔이 편찮으셨을 때는 제가 집에 없을 때 대신 운전해주셔서 어머니께서 가셔야 하는 곳에 함께 가주시는 분들 많으셨고요. 그런 것도 다 일종의 기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노력과 정성을 나누어 주셨으니까요.

Q6.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베풀고 싶지만, 막연해 주저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능을 기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첫 걸음을 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고 나눌 수 있는 재능이 있지만, 시작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제가 이 일을 찾아 나선 게 아니라 소개를 받은 터라 이런 조언을 해드릴 자격이 없는 지도 모르지만,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재능을 나눌 곳과 함께 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워 마시고 자신의 재능을 알리고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보세요. 알고 보면 봉사와 기부는 생각보다 훨씬 뿌듯하고 본인이 배우고 얻는 게 많아지는 일입니다.